1. 후배피디 이지호가 본 kimpd

'내 인생의 특종'을 할때 일이다.

녹화전날밤, 고정패널이었던 임현식아저씨가 드라마 '파도' 촬영이
갑자기 잡혀서 녹화에 못 나오게 되었다.
PD들과 작가들이 대책을 숙의한 끝에 양택조아저씨를 대타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우리끼리 결정하는 것은 아무 의미없다.
출연당사자가 못 나오겠다면 그만 아닌가?
중견연기자를 드라마도 아닌 교양프로에 단발로 섭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양택조아저씨라고 내일 스케쥴이 없으리라는 법은 있을리 없다.

이때 김모부장의 일갈 "야! 김경만 알아서 해봐!"

촬영하랴, 술마시랴, 편집하랴 이틀 밤을 꼬박세우고
기진맥진해진 김PD, 졸린 눈을 한번 꿈뻑거리더니 수화기를 든다.

- 여보세요? 삼촌? 헤헤헤...(상대의 경계심을 단번에 무너뜨리는
웃음소리다.)
저예요! 저요! 경만이...
아이! 삼촌 저 정말 모르시겠어요? SBS 경만이라니까.. 헤헤헤...
(진짜 조카도 이렇게 못한다.)
아이 참! 전에 '행복찾기'할때 녹화끝나고 술사주시면서,
저보고 조카하라고 했던거 기억 안나세요?
(참고로 김PD는 양택조아저씨와 술 한잔 한 일이 없으면서,
괜히 서운해하기까지 한다.)
생각나시죠? 글쎄 저라니까요. 헤헤헤
무슨 일은요! 저도 삼촌한테 약주 한 잔 모셔야 할꺼 아니예요?
삼촌 내일 무슨 일 있으세요?. 당장 내일 하면 좋겠는데...
아무 일 없으시다구요? 그럼 잘됐네요. 내일 한잔 모실께요.
(본론은 철저히 뒤로 미루면서 시간약속은 빼도 박도 못하게 한다.)
아이! 별일은 요...
그냥 현식이 삼촌이...
임현식삼촌 말이예요 (관심유발)
현식이 삼촌이 지금 제가 하는 프로 패널로 나오시는데...
무슨 프로냐구요? (절대 묻기 전엔 프로그램명을 밝히지 않는다.)
삼촌 혹시 '줌인! 내 인생의 특종'이란 프로 보신적 있어요?
보셨다고요? 에이! 보시긴 뭘 보셨다고 그래요?
(상대방에 괜히 패널티를 줘서 미안하게 한다.)
괜히... 인사치례로 그러시는거 아니예요? 헤헤헤
진짜로 보셨다고요? 와! 삼촌은 정말 프로그램 보시는 안목있으세요...
(속보이는 멘트다)
아니 근데 내일이 당장 녹환데, 현식이 삼촌이 갑자기 '파도'스케쥴이
잡혀서 못 나온다고 하셔가지고요.
그럼요 고정이죠. 그쪽에 몹씬이 있다나봐요.
그럼요 배우는 드라마가 중요하죠! (배우입장인 척)
그래도 우리프로도 방송은 해야지요.
삼촌이 하루만 도와 주시면, 잘할 수 있는데...
제목이 '내 인생의 특종'인데 인생을 논할 만한 연륜을 갖춘 분이
한 분쯤 계셔야 프로그램이 질이 높아지죠. (계속 속보인다.)
어디서 하냐구요?
일산 D스튜디오요 본관말고 뒤에 별관요. 행복찾기 하는데요.
아참 삼촌댁도 일산이죠? 그럼 오후에 잠깐 2시간만 오셨다가시면
되겠네요 헤헤헤...(횡설수설 중에도 위치 설명은 정확하다.)
아이 갑자기 왜 그러세요.. (위기)
이왕이면 삼촌하고 방송하고 싶은데..
아참 저기 자녀분들 잘있어요? (반전시도)
그럼요 잘알죠!
(참고로 양택조아저씨의 딸은 외주사 PD이고, 아들은 카메라맨이다.)
전에 제가 출발(출발!모닝와이드)할때, 그때 따님 작품 납품 받고
그랬쟎아요. 안부나 한 번 전해주세요.(정말 사악하다.)
그럼요! 서로 돕고 살아야죠. (말은 잘한다.)
몇시까지면 되냐구요. 4시 녹화니까요. 3시 반까지만 오세요.
베테랑이신데, 준비는요 뭐!
내일 아침에 한 번 더 확인전화 해드릴께요. (일은 철저하다)
삼촌 내일 꼭 한잔 하기예요. 헤헤헤 (괜히 쑥스러워서 다시 술이야기한다.)
삼촌 고마워요. 낼 뵐께요. 삼촌 정말 고마워요.
이 은혜 절대로 잊지 않을께요. 고맙습니다. 딸각!

김부장 " 박수!"






2. 내가 아주 조금 아는 김경만
(작가가 쓴 글)

경만님.  
김 경 만 이라는 사람을 압니다.

지난 6월 그가 '봉화직염' 이라는
병(?)으로 병원에 입원을 했었고
아는 사람 몇몇이서 병문안을 갔었습니다.
그 날, 그는 깁스한 다리로
노래방까지 가서, 멋드러지게 김건모의
'미안해요' 를 불러주었습니다.

내가 조금, 아주 조금 아는 사람
김경만PD.. 그는 타인에게 첫 인상을 어떻게
남겨야 하는줄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는 내가 가진 'PD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깰수 있게 해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지독하게 자기 세계가 분명한 사람이고, 그래서
어떤 경우엔 이유없이 배타적으로 보일수 있으며,
'환부' 따위가 쉽게 노출되어 때론, 감정적으로
치밀함과 무던함으로 무장하기 힘든 사람입니다. 그는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는 식의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그는 나 만큼이나
속으로 혼자 많은 말을 할겁니다. 일면 소탈해 보이지만,
열가지 문제 중에서 여덟 정도는 주로 자기 자신과의
갈등이거나,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해서 굳이
야기시키고야 마는 일 들에 대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타인들은, 주로,, 대상을 단순하고 쉽게 보지 못하고
잡생각이 많아 고달픈 타인들에겐 그래서,,
딱히 이렇게도 저렇게도 대하기 힘든 사람, 으로
비춰지곤 할겁니다. 그러나 자의식이 강하므로
저런 가벼운 외부적 마찰에는 휘둘리지 않습니다.

그는 내가 아는 몇 안되는 '뚜렷한' 이미지의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낯설었습니다.
감히,, 그렇게 말해 봅니다.

내가 아주 조금 아는 사람, '김경만' 입니다.






3. 씨네돌이가 본 김삐리


한 사람 여기 또 그곁에
둘이 서로 바라보며 웃네
먼 훗날 위해 내미는 손
둘이 서로 마주잡고 웃네
한 사람곁에 또 한 사람
둘이 좋아해
긴 세월 지나 마주앉아
지난일들 얘기하며 웃네

한사람곁에 또 한사람
둘이 좋아해
한사람 여기 또 그곁에
둘이 서로 바라보며 웃네
지난일들 얘기하며 웃네

2001년 봄의 끝을 알리던 시기이던가...
난 한 사람을 만났다.
웃는 모습이 너무나 푸근한...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웃는 모습이 느낌있었던 한 사람이었다.
처음 인사를 나누던 날...
그 사람은 점심식사를 하자며 나를 비롯한 연출 스탭을 여의도 근처 중국집으로 데려갔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소주 한 병을 비웠다.

첫 인사였다.

인사를 나누고 함께 일한 지 한 달 이 지났을까?
처음 촬영을 같이 나가게 되었다.
인천 국제 공항 '로버'에 관한 아이템이었다.
밀수입자들을 감시하는 사람들에 관한...
함께 하는 첫 촬영이었기에 열심히 하려 노력했지만,
난 조그만 사고를 친다.
무슨 라인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그 라인을 넘어서서 경계근무자와 약간의 실갱이가 벌어졌고, 결국에는 그 사람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

두번 째 함께 한 촬영에서 그 사람은 나에게 촬영을 맡기더니 봉고차에서 잔다더라. 참으로 어이없을 수 없었다.

난 FD였는데, REC버튼을 누르고 편집도 생각못하고 HOLD의 개념도 모르던 그 때였는데...

두 번째 촬영은 자장면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이템이 세개였는데, 색다른 마케팅으로 신속배달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번개맨,
'붉은 한문 간판의 중국집이 자장면의 대명사는 아니다'라는 이색 인테리어의 중국집.
'자장면 색깔은 검은색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각양각색의 자장면

하루 동안 촬영해야 할 자장면에 관한 아이템이었다.

신속배달을 명제로 한 그 번개맨을 처음 맞이하는 순간 난 카메라 REC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번개맨을 담지 못한 난
-'다시 한번 저기서 오라고 할까요?'
-'연출한다고 그 느낌이 나겠니?'

세번 째 함께 한 촬영은 '시정마'에 관한 이야기였다.
난 생 처음 비행기를 타봤다.
해외나가는 것도 아닌데.왜 그렇게 설레였던지...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 비행기 처음 타는 나를 두고 스탭들은 비행기 탑승할 때 신발 벗고 타는거라며 약올리기까지 하던 그 때.

아마 4시간 만에 촬영이 끝났던 걸로 기억된다.

방송국으로 돌아와서 나더러 가편을 하란다.
정말 농땡이(사투리)잘 치는 사람이라고 단정했다.
과연 이 FD와 10여분 되는 아이템을 방송화 할 수 있을까? 의심해하는 듯한 작가(나보다 나이 어린 작가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무진장 쪽팔리지만...)옆에서 난 30여분 동안 리와인드와 패스트만을 반복하며 그림 한 컷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헤메다가 30여분의 가편 아닌 가편을 하고나서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나타난 그 사람에게  
'죄송합니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인다.

예상이라도 한 듯...
방송시작 3시간도 남지 않은 시각.
눈 밑이 벌거스레한 걸 봐서는 어디선가 술 한잔 걸친 듯 했다.
가편본과 원본테잎을 번갈아가며 편집을 하는 동안 그 사람의 눈동자는 취기어린 눈동자로 보여지지 않을 정도로 선명했으며 새벽 5시 30분... 방송 시작 30여분 앞둔 시각에 완편을 마쳤다.
게다가 나훈아의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라는 곡을 BGM으로 삽입하며 방송을 내보낸다.

그리고,
2001년 6월의 마지막 주. '돌연변이 백사슴'에 관한 아이템으로 네번째 함께하는 촬영이었다.
아니, 함께한 촬영은 아니었다.
네번째 촬영에서 그 사람은 여의도를 출발한 봉고차에서 갑자기 내리더니 '무슨일 생기면 전화해라'라는 한 마디만 건네면서 나 혼자 촬영을 보냈다. 1박 2일간의 출장이었다.
충남 공주의 2군데 사슴농장에서 태어 난 백사슴과 속리산 법주사에 나타난 백사슴...
몹시도 불안정하고 촬영테크닉 또한 미흡하던 나였지만, 어쩌겠냐... 나 혼자인데... 작은 스릴을 만끽하며 촬영에 임했다.

촬영을 마치고 방송국으로 복귀한 나에게 그 사람은
'나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니까 편집 알아서 잘 해라'하며 또 사라진다. 참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무슨 오기였을까? 무슨 반항심이었을까? 아님 일련의 과정에서 생긴 자신감이었을까...?

처음으로 10여분 분량의 아이템 완편을 마쳤다.
그리고, 방송국 부조에서 자막 IN, OUT 사인을 내려본다.
얼마나 긴장했었을까...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바닥에서는 땀이 맺히고...
그 사람 말고는 아무도 나 혼자 촬영했다는 사실... 내가 완편을 마쳤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난 후 난 방송국 9개월 동안의 FD생활 끝에 VJ라는 명칭을 얻었다. 참으로 빠른 진급이었다.
그 사람이 불러내더니 술을 한 잔 건넨다.

축하의 잔...

난 알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날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고 있었는지...
붉게 물든 단풍 완연한 어느 가을 날 흑석동 귀퉁이에서 술에 취해 온몸으로 간판을 깨부시고 줄~줄 흘러내리던 피를 닦아주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여의도 성모병원까지 음주운전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주던 한 사람.
돈 없으면서도 레스토랑에 데려가서 이것 저것 고르다가 결국은 내가 먹고싶은 메뉴를 시켜주던 한 사람.
술에 만취한 그 사람을 화나게해서 재떨이를 나에게 던지게 했지만, 일부로 엉뚱한데 던지던 한 사람.

장사를 함께 하자고 하는 한 사람.
방송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데,
방송으로 장사대신 느낌을 전하려던 한 사람.

난 알고있다.
아무리 방송 부적격이라고 외쳐대더라도
그 사람의 능력과 느낌을 난 알고있다.

꼴찌에게 희망과 사랑을 알게한 사람이기에...

난 그 한 사람을 사랑합니다.



Posted by kimpd.com